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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봄멸치를 손칠하여 무쳐 냈습니다. 통깨는 뿌리지 않는게 더 나았을 듯.
이 날은 선도가 유난히 좋았습니다.
손질과 선도유지가 까다로와서 취급업소가 드문게 멸치회죠.
정규메뉴에는 음식이 서비스로 나왔습니다. 참소라무침으로서 통영지역의 제삿상에 오르던 향토음식이라는군요.
소라를 익혀 썰어서 (혹은 썰어익혀) 기름 소금 식초 등의 양념을 한 음식인데 자극적이지 않은 얌전한 맛에서 장사를 위해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가 있군요. 장삿속에서라면 좀 더 자극적인 맛으로 만들어진 음식이었겠죠.
흡사 아이돌 연예인스러운 식당판매 음식들의 모양과 맛이 대세인 현재의 외식업계에서 소박하나 깊은 맛과 그 지역의 역사가 녹아있는 향토음식의 발굴과 상품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분들께는 어떨지 몰라도 제 취향에는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더군요.
다른 일반식당들에서라면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 집을 여러 번 찾을 정도의 분들이라면 상대적으로 더 만족도가 높으리라 봅니다.
관건은 가격대의 살정일텐데 말이죠.
얼마를 받느냐에 따라서 그 만족도가 경계선을 오가게 될 듯. 
멸치조림.
다른 식당들에 비해 양념과 간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오는게 이 집 멸치조림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장점도 단점도 될..
쌈 싸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 취식법이죠.
이 날의 주인공이랄 수 있는 도다리쑥국입니다.
통영에서 오래 전 부터 봄이면 먹어온 소박한 음식이던 도다리쑥국이 서울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매스컴 영향 탓이지만 매스컴이 알아서 스스로 발굴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천년대 초반 부터 인터넷 이용자들... 특히 소위 파워블로거분들이 즐겨 소개를 하면서 그걸 읽어 본 방송작가들이나 신문/잡지의 전문기자분들이 매체에 인용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와 동일한 사례는 수도 없습니다.
여름의 민어탕, 가을의 전어, 봄 주꾸미 등... 매스컴에서 철 마다 쏟아내는 이런 제철음식요리들의 정보소스는 거의 다가 인터넷과 블로그들을 통해서인데,
그걸 고마워하지는 않고 기회만 생기면 까 대기에 여념이 없는게 매스컴... 특히 신문의 음식/식당관련 전문기잡네 하는 분들의 상당수입니다.
정보는 챙기지만 자기 밥그릇(식당에의 영향력) 줄어들게 만드는게 못마땅해서 그러는 것이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것이고 높은 파도 앞에 서서 몸으로 버텨 봐야 자기만 아픈건데 말이죠. 부정을 하지만 이제는 매스컴의 전문성은 예전만 못하고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되리라 봅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들에게 있습니다.
순수한 정보성 기사가 아닌 특별한 목적에 의해 쓰여진 기사를 정보인양 가장하여 풀어놓았고 이제는 소비자들(독자)이 알아차리고는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기 때문이니 자업자득이죠.
그런 자신의 잘못은 망각한 체 블로거들에게 날카로운 칼날을 번득이면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일부 기자분들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연민의 정을 금할 길이 무지 없습니다.
밥그릇 싸움에 예민하신 줄은 알지만 이미 승산 없는 게임이거든요. 그 쪽은 생계의 수단으로 삼기에 순수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어서이죠. 반면 대다수의 블로거들은 좀 어설프고 다소 부정확하고 심히 주관적이기는 해도 따른 속셈이 있어서가 아닌 순수한 열정에 의해 정보를 생산해 내는 것이니 어디 상대가 되겠습니까. 유흥업소의 접대부가 아양을 떨며 술집손님에게 사랑한다고 귓가에 속삭이는 것과 순진한 아가씨가 그러는 것의 차이죠. 그 차이를 이제는 대중들이 알아차리고 있는 중.
트루맛쇼가 상영된지 일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방송 맛집프로들은 여전히 조작된 맛집을 찬양하고 있고 신문과 잡지에는 자격도 없는 식당들을 대단한 곳인양 추천을 해대고 있습니다.
또한, 유명업소들의 불법과 문젯점에 대해서는 절대 한 마디도 떠들지를 않죠. 자기에게 돈 생기는 짓이 아니니.. 이러면서 자신들을 블로거들 보다 더 신뢰해 달라고 하니 이거 원..
모든 매스컴 음식/식당 담당 기자나 작가분들이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보고 배울게 많고 개념있는 분들도 적잖이 계시죠.
그렇지 않은 이들(특히 기회만 생기면 파워블로거 까는 글을 올리지 못해서 안달인 분)에 한정된 이야기이니 오해 없으시길..
아, 충무집 이야기 하다 말고서 또 오버 -..-;;;
얼마 전 까지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봄철 도다리쑥국을 맛 볼 수 있는 곳이 충무집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이들 찾아줬는데 이제는 차츰차츰 취급업소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재료와 조리법이 간단한 편임에도 '누가 이런 걸 좋아할까?"며 회의적인 시각이었어서 취급업소가 없었지만 충무집의 성공신화를 전해 듣고는 자기도 한 몫 보려고 차례로 뛰어들고 있는..
하지만, 어느 업소나 다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맛도 들쑥날쑥하기도 하고 생각 보다는 애호층이 두텁지도 않아서죠.
그래도, 봄만 되면 방송 등의 매스컴에서 앞다퉈서 소개하고 있으니 그 층의 갈수록 늘어나리라고 봅니다.
십여년 전 까지는 일부 애호층만 찾아 먹던 가을전어가 지금 처럼 대중적인 음식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바람만 제대로 잡아주면 그에 따라 춤을 덩싱덩실 춰 주는게 대중심리이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이죠.
이날 따라 도다리가 큼지막한걸로 들었네요. 그래서인지 국물의 감칠맛도 높고..
노지쑥이 아니어서 향은 약한 편이었습니다.
이 것 한 그릇 먹고 나면 입의 봄맞이를 제대로 했다는 기분이 들죠.
운 좋게도 큼지막한 알덩어리를..
역시나 봄향기랄 수 있는 멍게젓 비빔밥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멍게젓을 업소에서 판매도 하니 사다가 ㅏ신 밥에 참기름 살짝 뿌리고 함께 비벼 먹으면 그만이죠. 취향에 따라서 김가루도 뿌려..
사장님이 시인이시라더니 벽에는 자작시가 여러 편 걸려 있는데 도다리쑥국을 찬미한 것도 있네요.
일행 중에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 분이 시 낭송을 요청하니 계속 사양하시다가 끈질긴 요청에 마침내 읽어 주셨습니다.
더불어 고향 통영 이야기도 곁들여 주셨고... 고향사랑이 남 다른 분이죠.
봄의 소식을 입으로 느껴보려 모인 자리는 마침내 끝이 납니다.
업소의 전번 위치 등 상세정보는 예전 게시물 내용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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